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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허(虛)한 통증, 실(實)한 통증

최환 한방칼럼

by 질그릇_pottery47 2015. 10. 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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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虛)한 통증, 실(實)한 통증


우리 몸은 살기 위해 온갖 조건들을 다 갖추어 놓고 있지만, 끊임 없이 변하는 내부와 외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그 조건들을 늘 같은 상태로 유지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대절명의 힘든 운명을 타고 났다. 우리 몸은 그처럼 귀한 존재이지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환경은 우리에게 늘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것이 문제다. 살아있다는 것은 대단한 기쁨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공포의 연속이고 불안한 순간들이다. 자연계의 생명체들을 보라. 이들은 살기 위해 늘 긴장하고 있지 않은가. 이들 가운데 사람만이 유독 삶의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람만큼 삶의 고통으로 괴로와하는 생명체도 드믈다. 사람은 온갖 통증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통증은 차라리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다. 만약 우리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우리는 고등 생물로 진화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통각신경을 발달시킴으로써 이 험한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통각 신경은 우리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었고, 특히 우리의 살갗을 온전하게 유지시켜 주었다. 통각신경은 피부, 점막, 근육 등 온 몸의 표피 밑 연조직에 깔려있으면서 통증을 느끼면 신경을 통해 대뇌에 전달한다. 그런데 대뇌에는 통각신경이 없다.

아파야 낫는다

통각신경이 외부로 부터 자극을 받거나 상처를 입으면 물리적인 압박감을 직접 통증으로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피부에 가해진 자극은 통각보다 지각신경이 먼저 알아차리고, 그 자극이 아픔을 느낄 정도가 아니면 지각신경으로만 뇌로 전달되고, 아픔을 느낄 정도라면 통각신경이 이를 감지하게 된다. 세포조직이 자극에 의해 심하게 눌리거나 팽창하거나,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되거나, 경련이 있거나 하면 교감신경이 긴장하게 되고, 혈관이 수축하게 된다.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면 세포내에서 불완전 연소가 일어나게 되고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하여 조직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이때 자율신경 중에서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피괴된 조직을 복구하기 위해 혈류를 증가시킨다.

부교감신경은 프로스타글란딘(prostglandin)이라고 하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잘되게 하는 호르몬을 이용하여 조직을 치료한다. 이밖에도 키닌, 칼슘 이온 등 화학물질을 분비하는데, 이들 화학물질이 통각신경을 자극하여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통증은 치유반응이고 그 과정의 부산물이다. 이때 아프다고 아스피린 등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통증은 다소 덜수 있을른지 모르지만 치유반응은 단절되고 만다. 신체의 통각신경을 통해 통증으로 위험정보를 접수한 대뇌는 즉시 운동신경에 명령을 내려 사태를 수습토록 지시는데, 이 치유과정이 진통제로 방해받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대부분의 통증을 실(實)로 보고 있다. 통증의 원인으로부터 몸을 안전하게 피하도록 한후, 이 돌발적인 사고로 빚어진 현장을 복구함으로써 통증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문제가 해결되면 통증도 사라지게 된다.

급성 통증 – 만성통증

서양의학에서는 통증을 크게 두가지 타입,, 급성과 만성으로 다루고 있다. 급성은 지각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0.1초도 안될정도로 빠르다. 통증도 날카롭기가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고, 칼로 베듯 아프다. 만성은 급성에 비해 통증의 강도가 약하지만 은근하게 지속적으로 계속되며 치료도 느린 편이다. 통증이 3개월이상 지속되면 만성통증으로 진단한다.

장기간 통증이 지속되면 통증 자체로도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이 생길수 있으며 우울증은 또한 통증을 더욱 악화시킨다. 오래 지속된 통증은 통각신경 뿐 아니라 촉각신경의 역치를 변화시켜 정상적인 감각을 이상감각으로 바꾸며 통증부위의 교감신경이 작용하는 혈관의 변화를 일으켜 피부의 색깔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통증이 만성화되면 거꾸로 통증 그 자체가 원인이 되어 심장, 폐 및 뇌에 이상을 초래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만성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는 성인 5명 중 1명꼴. 미국의 경우 만성 통증으로 인해 지출되는 의료비용이 연간 1000억 달러에 이른다. 암과 심장질환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액수다.

만성 통증은 외상 혹은 수술 후 갑자기 생기는 급성 통증과 달리 오랫동안 지속된다. 통증이 간헐적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고통도 고통이지만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성 통증의 위험성은 한층 더하다. 발생 원인도 다양하다. 당뇨병성 통증, 암 통증, 염증으로 인한 통증 등 갖가지 양상을 보인다.

그중에서도 골관절염이나 류머티스성 관절염 등 염증으로 인한 통증과 말초신경계나 중추신경계의 손상 때문에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이 만성 통증의 2대 축을 이룬다. 특히 신경병증성 통증은 그 상태가 복잡한 데다 환자와 의료진의 인식 부족, 전반적인 진단 미비 등으로 관리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만성 통증은 환자의 정신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때로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출처 : Blue Gull
글쓴이 : Blue Gul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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