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스크랩] 먹고 살기 힘든 이유

최환 한방칼럼

by 질그릇_pottery47 2015. 10. 3. 21:57

본문




먹고 살기 힘든 이유


열격(噎嗝)과 반위(反胃)

폭식을 하는 사람은 소화기능이 반드시 나쁘다고만을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소화기능이 약하다면 폭식을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니까. 그러나 폭식을 계속하면 지금은 건강한 소화기도 언젠가는 탈이 날 것이다. 그런데도 식사를 빨리하면서 식사량도 많은 사람이 늙어서도 소화기에 별 탈이 없이 장수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 사람은 타고난 건강체질이다. 게다가 타고난 먹성 좋은 양인(陽人)일 것이다. 빨리 먹는 습관은 체질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반 정도는 폭식은 아니라도 비교적 급히 먹는 편이 아닌가 생각된다. 식사시간을 30분 이상 갖는 한국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과거에는 먹거리가 부족해 굶다가 한번씩 폭식을 했다면, 요즘은 일부러 다이어트한다고 굶다가 생리적 영양결핍에대한 반사충동으로 폭식을 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거식과 폭식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젊은 국민체력이 무너져가면서 사회적 질병이 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한국의 고민이다. 거식증은 말그대로 먹는 것을 거부하는 증상이다. 거식증의 원인은 대개 사회문화적인 것이많다. TV등 각종 매체가 발달하여 아름다움의 기준이 마른 것으로 인식되어지는 사회에서 거식증이 훨씬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거식증 환자들은 살찌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대부분 극심한 다이어트로 인하여 저체중 상태에 있지만, 자신들은 역시 뚱뚱하다고 느끼는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음식을 먹으면 다시 체중이 늘어난다는 생각에 집착하게 되어 음식을 회피하게 된다. 심한 경우는 아예 음식을 거부하여 음식을 삼키는 것이 어려워지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목쉴 열(噎)이라고 하고, 음식을 삼켰어도 위의 입구(胃口)가 열어주지 않아 위장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머물지 못해 도로 토해 나오는 것을 격(膈)이라고 하는데, 임상에서 이 두가지가 대체로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열격(噎嗝)이라고 부르고 있다. 열격(噎膈)은 음식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거나, 억지로 넘긴다 해도 위에까지 내려가지 않고 이내 토하는 병증이다. 대개 목안과 가슴이 막힌 것처럼 답답한 감이 동반한다. 병이 점점 깊어 감에 따라 가슴 부위의 통증과 함께 몸이 여위고 변이 굳는다. 서양의학의 식도협착증, 식도경련, 식도염, 식도게실증, 식도암 등에서 보이는 증상이다.

이 열격을 일으키는 첫째 원인은 울노(鬱怒), 우사(憂思) 등의 정신적 문제들이다. 거식증은 성격에도 변화를 가져와 짜증을 많이 내고 우울증에 빠질 수 있으며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어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회피하게 된다. 요즘같이 ‘몸짱’이라야 살맛나는 세상에, 뚱뚱한 몸매는 아예 죄인취급이니,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 스트레스가 부아 부아 난다. 누구에게라 퍼부울 데 없는 우울한 분노(鬱怒)-는 간(肝)을 상하게 하기 쉽다.

우리 몸은 기(氣)가 잘 흘러가서 골고루 분배되고 있어야 건강한데, 이 기분(氣分)을 다스리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장기가 바로 간이다. 그런데 기분을 잡치게 되면 기분이 헝클어져 제대로 흘러가지 않고 뭉치게 된다. 이것이 한의학에서 말하는 간기체(肝氣滯)다. 간기(肝氣)가 뭉치고, 거기에 심리적인 열을 받으면 이 열이 위장으로 옮겨 붙고, 다시 식도로 올라와 담(痰)을 형성하게 된다. 담은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어혈을 만들기도 한다.

<동의보감>은 열격을 술과 고기 등의 고량진미 편식,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 그리고 약물남용으로 인해 몸에 울열이 생긴 결과, 위와 장의 진액이 말라서 병이 된 것이라고 했다. 열격병의 원인 중에 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요인은 약물남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근래에 들어와서 이런 열격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는 홈쇼핑이나 다이어트 식품, 혹은 과다한 건강식품, 그리고 약국이나 병원에서 오랜 시간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위장이 상하고 피가 탁해져서 결국 열격이 되는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이다.

열격이 있는 환자들은 대체로 호흡이 가쁘고, 목에 가래가 있으면서 자주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면 천식이라고 하면서 천식약을 주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천식약을 먹으면 호흡도 편하면서 식후에 가슴 통증도 덜해지곤 한다. 그래서 환자는 '내가 천식이었구나' 하고 생각하고, 의사도 역시 천식에 대해 치료를 하면서 약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착각이다. 일시적으로 기도의 확장이 이루어지면서 식도 역시 확장되어 상태가 개선되는 것 같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진액이 소모되어 더 심한 협착이 생기기 때문에 병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열격 질환은 약을 조금만 잘못 써도, 또 음식을 조심하지 않거나 정신적으로 약간의 자극이 가해져도 악화하며, 일단 발병하면 오랜 시간 낫지 않고 사람을 괴롭히는 까다로운 병이다.

반위(反胃)는 음식을 먹은 다음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토하는 병증을 말한다. 서양의학의 위무력증, 위확장증, 유문협착증, 분문경련증, 분문종류(腫瘤), 위암, 위문협착, 식도협착, 췌장염 등에서 보이는 증후다. 이는 비위(脾胃)가 차고 허약하거나 위(胃)에 열이 쌓여있거나 명문의 화(命門의 火: 선천의 기운을 추동하는 생리적인 화의 기운)가 부족하여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해서 생긴다. 음식을 먹으면 명치 아래가 불러 오르고 그득하며, 먹은 지 한두 시간 혹은 여러 시간 지난 뒤에 소화되지 않은 것을 토하게 됩니다. 구토하면 좀 시원하기는 하나 얼굴은 창백하고 몸은 여위며 대변은 굳어 보기 힘들어 한다.

동의보감 잡병편 옹저(癰疽)에는 위완옹(胃脘癰)이라는 병증이 나오는데 이는 위(胃) 부위에 생긴 종양을 말한 것으로 칠정내상(七情內傷: 감정의 문제로 인해 내부의 장기가 손상되는 것)으로 간장과 비장이 손상되거나 비위(脾胃)가 허약한 틈을 타서 차가운 기운, 즉 한사(寒邪)가 침범하거나 음식조절을 잘못하여 생긴 것이다.
출처 : Blue Gull
글쓴이 : Blue Gull 원글보기
메모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