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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피 고픈 간

최환 한방칼럼

by 질그릇_pottery47 2015. 10. 1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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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고픈 간


어깨와 목이 뻣뻣하거나 아파서 오랜동안 고생하다가 견디기 힘들어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적지 않다. 통증은 견갑골 아래쪽으로 내려와 등까지 뻗치기도 한다. 진단을 하다보면, 어지럽다, 귀가 울린다, 눈이 건조하고 침침하기가 밤에 더 심하다는 등의 호소가 터져나온다. 그동안 마사지, 물리치료 등 여러가지 치료를 받아봤지만 신통치가 않았다며 도대체 원인이 무엇이냐고 묻는 얼굴에는 핏기가 없고, 머리카락과 피부도 윤기가 없어 보인다.

목-어깨-등 이 아픈 원인은 다양하지만, 이런 환자들의 경우는 허증으로 보는 것이 한의학의 진단이다. 왜냐하면, 안색이 피곤해 보이고 피부도 까칠하며, 어지럽고, 귀에서 소리가 나고,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은 혈허, 즉 피가 부족한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근육과 인대, 그리고 귀와 눈이 직접적인 허증의 현장이므로 이들과 연관되어있는 장기인 간혈허로 본다.

간은 피를 저장하는 창고다. 피가 부족하면 간이 가장 먼저 그것을 알아차리고 영향을 받게 된다. 간은 눈을 통해서 세상의 동정을 살피고, 그 상황에 적절하게 기혈을 공급 하는 일을 하고 있다. 따라서 간에 피가 부족하면 우선, 눈에 충분한 기혈을 공급하지 못해 눈의 역할이 당장 둔해지게 된다. 시력이 흐릿해지고, 눈앞에 무언가가 날아다니는 듯한 착각을 하기도 한다.

간은 본것들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기능도 갖고 있는데, 우리 몸의 손톱과 발톱에서 그 뛰어난 솜씨를 보여준다. 만약 손톱과 발톱이 없다면 우리 몸은 어떤 대상과의 만남에서도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변두리를 서성이는 애매모호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간에 피가 부족하면 손발톱의 혈액순환도 나빠져, 손발톱이 잘 부서지는 등 문제가 생긴다. 입술이 핏기 없이 창백하게 보이고, 머리카락과 피부도 영양실조로 건조해지게 된다.

우리 몸은 두 다리에 얹혀서 여기저기로 이동하고, 두 팔과 손을 이용하여 먹을 것을 구하거나, 삶을 즐기기도 한다. 이런 것들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우리에게 기운이 있기 때문이다. 그 기운이 주로 쓰여지고 있는 장소는 근육과 인대일 것이다. 기운은 이들 세포 속에서 포도당 등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에너지에서 나온다. 땔감과 같은 이들 영양물질을 조달해주는 것은 혈액이고, 간은 이들 혈액을 공급해주는 창고와 같다.

인대는 뼈와 근육을 이어주면서 근육이 뼈에 잘 붙어서 안전한 상태로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근육과 뼈가 힘든 일을 할때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므로, 에너지의 연료인 포도당 등과 에너지를 생산하는 촉매역할을 하는 산소의 소비량도 많아진다. 만약 이들 물질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면 근육은 무리를 하게 되고 쉽게 피로해져서 지치게 될 것이다. 포도당이 산소부족 등으로 불완전 연소하게 되면 젖산이라고 하는 피로물질이 발생하는데, 한의학에서는 이것들을 습이나 담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습이나 담은 세포 밖으로 밀려나와 이물질을 형성함으로써 몸안의 천덕꾸러기가 된다. 이 비호감 물질들의 세력이 커지면 정상적인 세포의 자리를 밀치고 들어서게 되는데, 이 압박감이 신경세포를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책상다리를 하고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에 피가 잘 통하지 않아 저리는 경우가 있는데, 저림은 대표적인 혈허증상이다. 밤이 되어 잠들면 피는 숙소인 간으로 돌아와 쉬게 된다. 새벽에 무의식중에 기지개를 켜기위해 다리를 갑자기 쭉 뻗다가 쥐가 나서 쩔쩔매는 것은 노인들에겐 흔한 일로 이것도 역시 피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부족하면 채워줘야 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문제는 첫째, 혈의 질이고, 둘째, 혈의 양이며, 세째, 혈액의 순환이다. 물론 물리요법 등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때로는 환자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피가 부족한 혈허증일때는 조혈기능을 북돋아주고 혈액순환을 잘되게 해주는 한방약을 병행하면 훨씬 효과가 좋다. 흔히 한약을 복용하면 간이 나빠진다고 알고 있는데, 한의학 3천년는 간을 성공적으로 치료해오고 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출처 : Blue Gull
글쓴이 : Blue Gul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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