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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간에 바람들다

최환 한방칼럼

by 질그릇_pottery47 2015. 10. 1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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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에 바람들다


간에 부는 바람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아니 뮐새
꽃 좋고 여름 하나니
<용비어천가에서>
모든 존재는 위가 있으면 아래가 있고, 또 그 중간도 있다. 
상-중-하.
위에 있는 것은 양이고, 아래에 있는 것은 음이다.
나무는 잎이나 꽃은 양이고, 줄기는 중이며, 뿌리는 음이다. 
뿌리없는 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뿌리를 존재의 근본이라고 한다. 
뿌리는 음이지만 생명을 갖고 있기 때문에 뿌리의 기운은 양기운이다.
양기운이 강한 뿌리일수록 땅속 깊은 곳(음)을 달리며 물(중)을 찾아 헤멘다. 
물은 음기운을 타고 수관을 올라가 나무를 적신다.
잎(양)은 탄소동화작용을 하여 녹말을 만들고 양기운을 이용하여 아래로 내려 보낸다. 
이것이 한의학의 기초 생리학인 ‘음기승(陰氣昇) 양기강(陽氣降)’이론이다.
전통한의학에서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도 표현하는데,
물 자체는 올라갈 수 없는 것이고, 불도 또한 내려올 수 없는 것으로,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나무가지는 뿌리와 비슷한 세력으로 뻗어나간다고 한다. 
뿌리가 병들면 나무가지도 시들고, 나무가 시원치 않으면 그 뿌리를 치료해야 한다. 
양기운의 뿌리가 물을 찾지 못하면 결국은 음과 충돌하게 되어, 나무는 죽게 된다.
음-중-양의 3차원 구조에서 어느 것이든 하나가 빠지면, 그 존재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중을 사이에 두고, 음이 튼튼하면 양도 강해진다는 사실을 ‘용비어천가’는 노래하고 있다. 
이는, 음이 약해지면 양도 병이 든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음과 양은 이처럼 동고동락하는 사이다.
간은 몸의 중간에서 마치 조각배를 뒤집어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조각배를 제대로 해놓고 보면 배의 아랫부분이 불룩하게 발달해 있어서 
물에 띄어놓았을 때 배 밑의 창고가 넉넉하고, 
그래서 중심이 잘 잡힐 것같은 생각이 든다.
간은 망망한 대해를 운항하는 배처럼 주도면밀한 면을 갖추고 있다. 
‘배’라고 하면 선체와 함께 어디론가 지향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배는 첫째 무언가를 실어나르는 선체(Container 중)가 있어야 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센터보드(음)가 있어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으며, 
기능적인 돛(양)을 갖고 있어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알기쉽게 요트를 예로들면 위에 있는 돛은 양이고, 
선체는 중이며, 배 밑부분 용골(Keel)은 음이다. 
요트가 좀체 뒤집어지는 일이 드문 것은 
선체(중)가 용골의 도움으로 중심을 잘 잡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운행중 용골이 부러지거나 해서 
음양의 발란스가 깨지면 요트는 쉽게 전복될 것이다. 
또 돛이 부러지거나 찢어져 바람을 잘 이용하지 못해도 
요트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 
요트는 돛과 용골의 균형이 적당해야 무엇보다 사고가 나지 않는다. 
이처럼, 나무나 배를 보면 음-중-양 3상이 보인다. 
간에서도 마찬가지로 음-중-양 3상이 보인다. 
간이 우리 몸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이 음-중-양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다.
간의 음기운은 저장해둔 피를 심장으로 올려보내고, 
간의 양기운은 머리를 통해 들어온 양기운을 아래로 내려보내 
기를 분배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서, 기분에 민감한 장기이기도 하다. 
문제는, 위는 먹은 것에 잘 체하고, 간은 보고 들은 것에 잘 체한다는 것이다. 
성을 내거나, 억압된 감정이나 스트레스 등이 오랜동안 계속될때, 
기분이꼬이면서 기가 체하기 시작한다.
기가 간이 들어있는 가슴에서 뭉치게 되면, 
내려가야 할 양기운이 내려가지 못해서 위로부터 쌓이게 된다.
여기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양기운이 계속 내려와 누르면 열이 발생하여, 
더워진 그 열로인해 양기운이 역상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간양항진 (肝陽亢進)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의학 영어판 교재에서는 이것을 Liver Yang rising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양은 이미 위에 있기때문에 더 올라갈수 없는 것이고, 
양기운이 내려가지 못하고 자꾸 쌓여가니까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잘못 해석한 것이다. 
기가 체하여 음기운이 심장으로 피를 충분히 조달해주지 못하게 되면,
 혈관속에 피가 부족해져 같이 달리던 기(氣)가 
고삐풀린 말처럼 제멋대로 흐르기도 한다. 
간의 음기운이 부족해지면 양기운이 상대적으로 강해져 
간양(肝陽)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이다.
양기운이 뜨게 되면 바람을 일으키고 정처없이 방황하게 된다. 
이것이 간이 중심을 못잡고 썰렁하게 되는 간풍(肝風)이다.


출처 : Blue Gull
글쓴이 : Blue Gull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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